함평농민회 회원 700여 명, 함평 고구마 피해보상과 농민회 탄압 중지, 구속 회원 석방 요구하며 시위
농민들의 시위는 고구마의 수매를 맡은 농협 측의 무책임한 태도로 농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으며 벌어졌다. 함평군은 해남, 무안과 함께 고구마 주산지로 매년 약 2만여 톤의 고구마를 생산하는 곳이지만 번번이 중간상인들의 농간으로 고구마를 헐값으로 팔아넘기고 있던 실정이었다. 그런데 농협이 76년산 건고구마 대신 생고구마를 수매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며 고구마를 전량 수매하겠다고 농민들에게 선전, 확약하자 농민들은 그에 따라 고구마를 썰어 가공하지 않고 수매에 응했다. 그러나 막상 수매시기가 되자 전량 수매를 약속했던 농협은 실제로는 농민들 생산량의 40%만을 수매했다. “걱정 말라”는 농협의 말을 믿었던 농민들은 시장에 고구마를 내다 팔 기회도 잃었다. 달라진 수매정책을 믿고 썰어서 가공하지 않은 데다 수매 시기도 지나치게 늑장을 부려 대부분의 고구마가 상해버렸기 때문이다. “피해 신고자는 빨갱이”라는 정보기관의 협박 때문에 일반 농가의 농민들이 신고를 기피한 까닭에 손해 신고액은 가톨릭 농민회원 중심의 160개 농가 309만 원에 불과했으나, 전체 손해액은 1억4,000여만 원으로 추산되었다. 이에 함평 농민들은 가톨릭 농민연합회 회원 중심으로 ‘함평고구마 보상 대책위원회’를 결성, 당국에 피해보상을 요구해왔으나 농협과 정부의 무성의로 2년이 넘도록 보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었다. 이에 가톨릭 농민회 농민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농민기도회’를 열어 농협의 사건 해결을 촉구하고자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