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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김 라인이 일본서 2000만 불 받았다” 김준연 의원 성명서 발표

2일 상오, “한일국교정상화 전에 이미 일본으로부터 1억 3천만 불을 받았다”고 발설한 삼민회 소속 김준연 의원은 성명서를 발표, “박정희-김종필 라인이 선거자금으로 일본에서 약 2천만 불을 받았다”고 새로운 의혹사실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 밖에 12개 항목에 걸친 의혹을 제시하고 이를 국회특별조사위가 철저히 규명해줄 것을 요구했다. 공화당 간부들은 “터무니없는 조작”이라고 일축하고 조사규명으로 맞서고 있으나, 이 문제는 당분간 정계를 소용돌이 가운데로 몰아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원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김종필 씨가 평화선 흥정 대가로 거액의 암거래 커미션을 받았다는 설도 있다”고 주장하고, 이와 같은 설은 “정확한 정보통”으로부터 입수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진상규명을 요구한 12개 항목의 의혹을 다룬 성명서 전문은 다음과 같다.
성명서 1. 일본에 대한 청산계정 4,750만 불을 한일수교 때 공개키로 하고 이미 소비해 버린 흑막을 국민 앞에 밝히라. 교포실업가 손달원 씨가 이 공제조건으로 기계공작소 설치안을 거절당한 경위를 밝히라.
2. 지난 3월 말까지 지불해야 할 ‘유산스 베이스’(외상거래)로 수입 소화된 6500만 불을 무엇으로 갚을 것이며 모두가 일본에서 들어왔고 또 4월 말까지 한일 두 나라 정부 간에 조인을 강행키로 한 경위를 밝히라.
3. 장 모 씨가 일본을 통해 캐나다에서 양곡 500만 불어치를 도입하고 그 커미션 10만 불을 주기로 하고 또 63년도 연지불이라는 조건하의 명세한 경위를 밝히라.
4. PK(박정희-김종필)라인이 일본에서 약 2000만 불을 받은 경위를 밝히라.
5. 필리핀 청구권을 10분의 1로 줄이는 데 성공시킨 대가로 흑백 커미션(‘백’ 커미션은 관례화된 공식적 커미션, ‘흑’ 커미션은 암거래적인 비공식 커미션)을 받은 오노 일본 자민당 부총재와 군사혁명이 나던 해 김종필 씨와의 비밀교섭 내막을 밝히라.
6. 공화당이 승리만 하면 작년 말까지 9000만 불을 일본서 줄 것이라고 공화당에서 흘러나왔으니 그 진상을 밝히라.
7. 오키나와에 수출한 미곡 대금은 어떻게 되었는가.
8. 이병철 씨가 신고했던 일본에 도피된 50만 불의 행방을 밝히라.
9. 혁명기간 중에 들어온 54개 일본상사의 전위(前衛)가 반입한 재산, 교포재산 반입액, 일본이 현재까지 직접 간접으로 투자한 자금 전액을 밝히라. 특히 판본(坂本)이 도입한 1500만 불과, 의암발전소에 투입된 일본자금과 뉴코리아호텔에 도입된 자금경로를 밝히라.
10. 김종필 씨 외유 때 한은에서 가져간 10만 불을 비롯, 6, 7명의 기타 인사들이 해외에서 소비하고 있는 달러화 총액을 밝히고, 그 계정을 공개하라. 11. 김종필 씨가 구입한 비행기와 해외 간의 장거리 통신장비 및 쾌속정들을 구입하여온 달러화 금액을 밝히라.
12. 김 씨가 국제관례에 의해 받았다는 6%의 백 커미션과 평화선 흥정 대가로 받았다는 거액의 암거래 커미션을 밝히라.『동아일보』 1964.4.2 석1면, 『경향신문』 1964.4.2 석1면
미 비밀문서(2005년 국사편찬위 공개) 한·일 청구권협정 당시 “박정희·김종필, 일본서 거액 정치자금 받았다” “일본 기업들은 1961년부터 1965년까지 (한국) 민주공화당 예산의 3분의 2를 제공했고, 6개 일본 기업이 한 기업당 100만 달러에서 2000만 달러까지 모두 6600만 달러를 제공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1966년 3월 18일자 비밀문서(2005년 국사편찬위원회 공개) 내용이다.
‘한일협정 재협상 국민행동’과 ‘항일 독립운동가단체 연합회’는 21일 이 문서를 인용, 한일 청구권협정 협상이 진행 중이던 1961~1965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유력인사인 김종필 씨가 공화당 정치자금의 상당 부분을 일본 기업으로부터 받아 썼다며 이들의 사과를 촉구했다.
국민행동 등은 이날 한일 청구권협정 체결 47주년(6월 22일)을 맞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김종필 씨와 이명박 정부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일본은 불과 몇 년 지배한 필리핀에 5억 4000만 달러, 인도네시아에 4억 달러, 베트남에 3억 900만 달러를 배상했다”며 “36년간 식민 지배한 한국에 낸 대가는 고작 3억 달러였다”고 밝혔다.
이어 “김종필 씨는 1962년 11월 12일 중앙정보부장으로서 김-오히라 메모를 작성, 교환해 청구권 액수를 비밀리에 결정하고 막대한 비밀 정치자금을 일본 측으로부터 받았다”면서 “강제동원된 일제 피해자들에게 가야 할 개인 배상을 중간에 가로채 피해자들에게 정신적 고통과 물질적 피해를 입힌 데 대해 사죄할 용의는 없는가”라고 물었다.
국민행동 등은 또 한일회담 반대 투쟁에 참여했다가 옥고를 치른 이명박 대통령에게 “한일회담을 전후해 박정희와 김종필이 일본으로부터 받은 비밀 정치자금 수수과정, 김종필-오히라 메모 작성 경위, 대일청구권 액수의 비밀 결정 등에 관한 정부 및 해외 기록을 발굴, 공개해 현대사의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을 용의는 없는가”라고 물었다.『경향신문』 2012.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