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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수호국민협의회, 비상국민대회 개최

14일 오후 1시, 조국수호국민협의회가 주최한 비상국민대회가 시내 대성빌딩에서 열렸다. 대회에 연사로 나선 변영태, 함석헌, 백기완 등은 한결같이 “매국적인 한일협정을 즉각 무효화하라”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대회에서 발표한 선언문을 통해 “한일협정이 자세에 있어서 굴욕적이요, 내용에 있어서 매국적이요, 방법에 있어서 비민주적이요, 결과에 있어서 반민주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대통령국회, 유엔과 미국 대통령, 재일교포, 군경과 관공리, 종교인, 어민, 학생에게 보내는 한일협정비준안의 철회 폐기를 위해 ‘맹성과 총궐기’를 호소하는 7개의 메시지를 채택했다.『동아일보』 1965.8.14 석1면, 『경향신문』 1965.8.14 석3면
비상국민대회가 끝난 오후 5시경 청중 100여 명은 애국가를 부른 후 태극기를 들고 거리에 나섰다. “매국협정 저지시켜 조국수호 이룩하자”는 플래카드와 ① 공화당 정권은 매국국회를 해산하라. ② 야당은 파쟁을 중지하고 탈당, 해당 등 최후수단을 쓰라. ③ 양심없는 교육자는 교단에서 꺼지라. ④ 정치방학 연장을 중지하고 교문을 열라는 등 5개 항목으로 된 성명서 다수를 뿌린 후 이날 연사였던 함석헌 등이 거리로 나섰다.
일단 대기했던 경찰은 큰 길목을 막고 저지에 나서 심순자(57, 필동), 손광규(23, 성수동) 등 10여 명을 중부서로 연행하였고, 이어 박병권(협의회 집행위원, 전 국방장관)을 의사당 부근에서, 함석헌을 시청 앞에서 연행하고, 뒤따르던 청중들을 해산시켰다.
경찰은 이날 연행한 13명 중 함석헌, 박병권, 김상종(27, 협의회 선전간사), 백기완(34, 연사) 등 4명을 시위와 집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입건하였고,이 중 함석헌과 박병권은 귀가조치했다.(『경향신문』 1965.8.16 석7면) 손광규(23, 가정교사), 강칠모(18, 경복고 3), 이무선(21, 균명고 3), 안병달(33, 회사원), 이진면(33, 회사원), 이추림(34, 무직) 등 6명은 도로교통법 위반혐의로 즉심에 돌리고, 심정희(57, 필동), 양정길(51, 회현동), 김정희(58, 아현동) 등 3명(모두 여자)은 훈계 방면했다.『동아일보』 1965.8.15 호외 2면, 『경향신문』 1965.8.16 석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