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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세력 총궐기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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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일협정비준동의안이 국회본회의에서 공화당 단독으로 통과되자 민중당대일굴욕외교반대투위조국수호국민협의회 재야세력한일협정 무효화 투쟁을 벌일 방침을 굳혔다. 이들은 11일 한일특위가 한일협정안이 가결되었다고 선포한 것은 “국법절차를 무시한 것”이며, 국회본회의가 공화당만으로 이를 통과시킨 것은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전제 아래 “매국협정을 전 국민의 궐기로써 무효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중당 성명=민중당은 14일 국회에서 공화당이 그들만으로 한일협정비준안을 단독 통과시킨 데 대하여 성명을 통해, “우리 당은 한일협정의 무효화를 위하여 끝까지 투쟁할 것을 다시 한 번 굳게 다짐한다”고 선언하고, “국민여론이 물 끓듯 하고 많은 맹점과 흑막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한일협정의 국회비준동의안이 군정하의 최고회의와 다를 바 없는 공화당 일당국회에서 불법처리 되었다. 이와 같은 사상유례없는 반민족적 죄악을 저지른 공화당의 처사를 역사와 국민 앞에 고발하는 바이며, 그에 대한 가차없는 단죄가 있을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대일굴욕외교반대투위 담화=김수한 대일굴욕외교반대투위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야당 없는 공화당만의 국회가 비준통과를 강행했음은 명백한 위헌이며, 따라서 무효이다. 우리는 이 불법비준의 무효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며, 일본이 이 같은 박 정권의 일방적인 비준을 인정한다면 한일 양국 간의 항구적 선린관계도 근본적으로 파괴된다는 사실을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박순천 민중당 대표최고위원=“오직 어이없고 암담할 뿐이다. 이토록 국민여론을 무시하고 헌정질서를 짓밟고서 불법 통과시킨 한일조약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내친걸음에 앞으로 박 정권의 전제적 수법은 더한층 노골화될 것이며, 대일저자세로 일관해 온 박 정권의 영접을 받아 홍수같이 밀려들 일본자본의 위세는 우리나라 경제 전면을 지배할 것이라고 생각되니 참으로 기가 막힌다. 이미 국회는 물러났으나 끝까지 한일조약의 무효화 투쟁을 벌이겠다. 또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일예속화의 저지를 위하여 엄격히 감시 투쟁할 것이며, 결단코 박 정권이 간교일본과 야합해서 이 나라를 망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 또한 앞으로 민중당을 다시 정제하여 국민과 더불어 과감히 싸워 나가겠다.”
장택상 대일굴욕외교반대투위 의장=“이번 한일협정은 이 나라 역사와 국민감정, 그리고 긍지를 무시하고 국가의 존엄과 권익을 손상하는 것으로서 국민의 비난 속에서 일본과 합의를 보아 조인됐고, 또 의회사상 유례없는 불법, 무법을 감행하여 헌법상 복수정당제도가 보장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야당 국회의원 전원의 총사퇴를 외면한 채 공화당 추종자들만이 모인 가운데서 이것을 법리화시키기 위해 소위 통과라는 철면피같은 행동을 취했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제 외국까지 의회범죄사상 으뜸을 차지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우리는 협정의 통과, 불통과는 상관하지 않고 끝까지 국민을 외면한 채 저희들의 정권 연장에만 급급하는 도배들을 상대로 국민과 함께 시정될 때까지 투쟁할 각오이다.”
김홍일 조국수호국민협의회 대표=“비록 한일협정비준안이 국회본회의를 통과했다 하더라도 야당이 총사퇴한 가운데 공화당 일당만으로 한 것이므로 위법, 위헌이요, 이는 또한 국민의사에 위배되는 것이므로 완전히 무효이다. 일당독재는 공산당의 수법과 결국 같은 것이며 공화당의 요즘 행동은 마치 60년 전 을사조약시 일진회가 날뛰던 것과 같다. 공화당은 수치스러운 역사의 전철을 밟고 있다. 아직 일본국회의 비준, 비준문서의 교환이란 절차가 남았으므로 우리는 우선 일본국민에게 이해시켜 일본국회에서 비준안이 저지되도록 하고 국내로는 비준문서 교환을 막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 이 시점에서 투쟁방법은 혁명과 비폭력 저항운동의 둘인데, 우리는 후자를 택했다. 이는 지속성이 있고, 범국민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인도 간디의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마침내는 성공할 것이다.”
정석해 교수단 대표=“비준이 통과되었다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아 말문이 막힌다. 양당정치를 기본으로 하는 의회정치에서 일당만으로 비준안을 통과시켰다니 이것은 불법이요, 의회정치를 무시한 독재주의하에서만 가능할 무서운 사실이다. 따라서 불법인 이 비준을 우리는 도저히 승인할 수도 묵과할 수도 없다. 우리는 주권국가의 국민으로 현 공화당정권에 의하여 농락되고 있는 주권을 쟁탈하기 위한 재차 항일독립투쟁의 대열에 끼여, 통과된 비준안을 무효 내지 폐기시키기 위하여 여하한 방법도 구사할 것이며, 현 정부도 최악의 사태를 각오해야 할 줄 안다. 투쟁의 구체적인 방법은 말하고 싶지 않다.”
이효상 국회의장 회견=이효상 국회의장은 14일 저녁, 제52회 임시국회 폐회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국회 폐회 중 빨리 야당의원을 국회에 출석시키기 위한 대야접촉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야당 없는 국회에서 한일협정안이 통과된 데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하고, “사표를 던진다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6대 국회의 소생이 더 급한 일이므로 우선 여야 간 이견조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한때 이 의장의 사표설이 떠돌았었다. 이 의장은 기자회견 후 곧장 청와대로 들어갔다.『동아일보』 1965.8.15 호외 1면, 『동아일보』 1965.8.16 석2면
분류
한일협정반대운동 / 야당·재야·일반 1965-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