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주메뉴 바로가기

글자 크기 조절

영일 을 재선거전 풍경

동아일보』는 재선거가 치러지는 영일 을구 현지에 특파원을 파견하여 선거전과 여론에 대해 밀착 취재하였다. 이 기사에 따른 영일 을구 재선거 풍경은 다음과 같다.
1월 23일 재선거를 앞두고 있는 영일 을구는 부정선거로 인해 3번째 선거전을 치르고 있으나 이번 선거 또한 부정선거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일 을에는 자유당김장섭, 민주당현석호, 무소속의 김익로가 출마하였다.
자유당 공천을 받은 김장섭은 과거 영일 재선거 당시 내무부차관으로 부정선거를 총 지휘하였던 인물이며, 24파동 당시에는 무술경찰을 지휘하여 국회의원을 감금했던 경력이 있었고, 최근에는 농림부차관을 역임하였다. 민주당현석호는 정치 기반이 충남 예천으로 이번 재선거에서는 일시적인 원정공세 밖에 안되는 처치로 공명선거만을 기대하고 있다. 무소속 김익로는 속칭 ‘포항의 경무대’, ‘김익로 왕국’의 주인공으로 과거 자유당의 공천으로 이 지역에서 10년 이상 기반을 튼튼히 한 인물이다. 김익로는 과거 자신이 행한 부정선거에 대하여 그때는 경찰이 자진해서 한 것이므로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하면서, 경찰은 내무부 소관이므로 당시 내무부차관이었던 김장섭이 부정선거에 책임이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김익로는 이번에 자유당 공천을 받지 못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자유당의 일방적인 견제를 받아 어려운 선거전을 치루고 있다. 김익로 주변에는 항상 경찰의 감시가 뒤따르고 있으며, 김익로와 친분이 있던 거의 모든 사람들은 직장에서 좌천되는 등 영일 지역에서 쫓겨났다. 김익로자유당 공천의 힘을 다시금 실감하였다고 하였다. 이에 김익로민주당 현석호에게 공동 감시를 제안하였다. 김익로자유당이 완장 1만 8천 매를 만든다고 주장하면서, 이 완장부대가 활동하면 자유당 당선이 확실해지니 공동으로 방지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영일 을구에서도 영주와 마찬가지로 교사들의 선거운동이 활발하였다. 자유당과 경찰은 전 학교의 교장을 소집하여 학생을 통한 군민의 성향을 조사하도록 지시하였 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부정선거를 계획하였다. 또 수해의연금 명목으로 교장은 5천 환, 교감은 4천 환, 교원은 3천 환씩을 강제로 내게 하여 자유당 선거자금으로 유용하였다.
경찰관들의 집결도 눈에 띄었다. 영일 을구 작은 지역에 경찰이 1천 명 넘게 집결하였고 근처에서 파견을 나와 근무 하기도 하여, 선거운동이 경찰과 결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하였다.동아일보』1960. 1. 17 조1면, 석3면, 1960. 1. 19 석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