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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시청 앞 투석전에서 여학생들 돌 날라

개표장소인 시청입구는 경찰병력이 겹겹이 에워싸고 엄중경계 중이었다. 오후 7시에 시청 옥상 스피커를 통해 개표 시작 방송이 나왔다. 이미 경찰들은 아스팔트 길 양 편으로 곤봉을 들고 늘어서 있었다. 20여 명의 학생들이 시청 주위를 맴돌자 경찰은 “학생들은 돌아가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에 학생 중 한 명은 “왜 돌아가라는 거요? 시민이 의무를 당당하게 치렀으니 그 대가인 권리가 엄연히 부여되어 있는데 왜 개표 결과를 들을 수 없단 말입니까?”하고 반문하였다.
오후 6시 40분 경부터 무학국민학교 앞에 집결해있던 학생들은 7시가 넘어서자 “부정선거 다시 하라!”, “협잡선거 물리치자!”, “내 표를 내놔라!”, “우리의 주권을 찾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남성동에서 시청 방면으로 올라오던 시민들과 합세하여 시청을 향해 전진했다. 시위행렬이 시청 쪽으로 다가오자 일렬로 늘어선 5대의 소방차에서 헤드라이트가 강렬하게 비추더니 곧 물이 살포되었다. 이에 시민들도 소방차를 향해 투석을 하기 시작했다. 부녀자, 특히 많은 여학생들이 마진선 철길에 깔려있는 자갈을 치맛자락에 담아 운반해왔다. 그 돌로 남학생들과 시민들은 돌팔매질을 하였다. 경찰과 시위대의 간격은 50미터에서 150미터까지 멀어졌다가 가까워지기를 반복했다. 학생들은 스크럼을 짜고 “압박과 설움에서 해방된 민족……”이라는 가사의 ‘해방의 노래’와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라는 가사의 ‘전우가’를 부르기도 했다. 시위대의 일방적인 투석세례에 몇몇 경찰들도 시위대 쪽으로 돌을 던졌다. 그러던 중 소방차 한 대가 헤드 라이트를 켜고 호스로 세찬 물을 살포하면서 군중을 헤치며 지산동 철교 앞길을 향해 속력을 내어 돌진했다. 시민들은 길을 비키면서도 소방차를 향해 투석을 멈추지 않았다. 운전수가 돌에 맞아 차에서 뛰어내리자 소방차는 무학국민학교 정문 앞 전주를 들이받았다. 그때 폭음과 함께 시내 일대가 일시 정전되었다.3·15의거사 편찬위원회, 298-300쪽; 마산일보사, 1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