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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자 및 광복군 동지, 한일협정비준 관련 성명서 발표

7일, 독립운동자광복군 동지 137명은 한일협정비준과 관련하여 성명서를 발표했다.『동아일보』 1965.8.7 석2면 성명서 정계는 물론 국내 각계에서 한일협정의 국회비준을 위요하고 비상한 관심과 찬반의 양론으로 국내정계를 우려할 만한 사태로 몰아넣고 있는 이때에 우리 동지들은 40여 성상을 항일운동에 생애를 초개같이 버리고 반일하여 조국광복독립투쟁 하던 입장에서 좌시할 수 없어 우리의 의사를 전국 동포에게 피력하는 바이다. 우리나라 독립 후 장장 15년을 끌어온 국제사상 보기 드문 한일 간의 외교 교섭은 자유당정권 시부터 민주당정권을 거쳐 이제 제3공화국에 와서야 정조인되어 국회비준에 이르렀다.
오랜 일제의 폭악무도한 압제와 착취에 시달렸던 우리 민족의 입장에서 볼 때 또한 국제정세로 미루어 볼 때 찬반양론으로 갈려 전 국민이 소용돌이치는 것도 당연한 반향이라 할 것이며 그만치 신중과 냉철을 기한 처결(處決)의 요구이기도 한 것이다. 차제 우리는 비준을 둘러싼 근간의 사태를 우려하여 주시치 않을 수 없다. 국회가 이성을 잃고 폭력사태를 빚어 국민이 정치인을 불신하고 감정이 이성을 지배하는 풍조가 과연 국리민복을 위하는 참다운 것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찬반으로 대립하는 민주사회의 생리가 당연함과 같이 또한 이해와 설득을 통하여 타협하고 협조하여 참답게 국가이익을 지켜나갈 줄 아는 국민만이 가열(苛烈)한 국제경쟁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며 입법부나 정부 여야당과 사회가 현재와 같이 난맥을 드러내는 한 국제적 위치의 위신은 저하될 뿐이고 민족주체성의 결여와 역량의 과소를 노출시킬 뿐 그 무슨 소득이 올 것인가?
비준 찬반은 순수한 민족적 이해에 직결되는 냉철한 입장에서 하여야 이 민족의 위대한 잠재역량이 이러한 중대한 고비를 가장 훌륭하게 극복하였다는 사실을 후손에게 남겨야 할 것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당의 이익을 위한다든가 정권욕에 아전인수격으로 이용하려 든다면 후일 역사는 무엇이라 기록될 것이며 자손만대에 죄악을 어찌 씻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조인된 협정내용에 대하여 만족할 수 없는 조문을 발견한다. 국제정세와 외교 교섭상 난점이 우리의 욕구와 주장대로 되어 주리라고는 믿지 않으나 다소의 불만과 소루(疏漏)를 지적하고 싶지만 비준동의안이 국회에서 발의된 이 마당에 한사저지와 결사강행이란 극한사태를 지양하고 안목을 넓게 세계로 돌려서 냉정한 처리를 모색하길 바란다. 인접국과 적대하는 감정만으로 강성해가는 그 나라와 대치해 나갈 것인가?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는 민족주체성 확립과 남보다 수배를 더 각고면려하는 잘살기 위한 노력만이 있을 뿐이라는 것을 지적하면서 우리의 뜻을 천명하는 바이다.
끝으로 우리 동지들은 한일협정비준을 둘러싼 여야의 정치적 대결이 과연 국리민복을 주안으로 어떻게 처결할 것인가를 예의 감시할 것이며 더 나아가 앞으로 일본국이 국제신의를 얼마만큼 준수하여 우리나라와 국제적 협조를 수행하는가를 항일독립정신의 눈으로 감시할 것임을 선언해 두는 바이다.
1965년 8월 7일
독립운동자 및 광복군 동지『동아일보』 1965.8.7 석2면. 137명 명단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