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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락치 또는 망원
절망의 근원: 프락치
민주화운동에 헌신하겠다고 다짐한 활동가이 겪어야 하는 어려움은 비단 생활고나 연행, 고문, 구속뿐만이 아니었다. 같이 활동하는 동료가 혹시 공안기관이 심은 프락치가 아닌가 하는 의심해야 하는 상황 또한 크나큰 고통이었다. 동료에 대한 믿음을 근거로 정권의 탄압을 헤치고 나가 민주 세상을 이루겠다는 굳은 다짐이 믿었던 동료의 배신으로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은 지금까지의 신념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절망으로 다가오기도 하였다.
때문에 군사독재와 맞서 싸우던 민주화운동 세력 내에서는 동료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요소이기도 하였다. 1984년의 서울대 프락치 사건 또는 1990년의 윤석양 이병의 양심선언사건이 프락치와 관련된 대표적인 사건이나, 공안기관은 현재까지 프락치 공작(민주화운동 내부 용어) 또는 망원 부식(공안기관의 용어)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국가기록원으로부터 수집한 경찰의 수사보고서 중 프락치 또는 망원에 대한 기록을 찾아 이를 공개한다.
부평경찰서 「5.3시위사건수사」
수배 대상자 방아무개에 대한 수사상황에 따르면 방아무개의 연고선에 망원을 투입하여 수사한 기록이 있다.
부천경찰서 「5.3관련수배자 수사진행사항」
인노복(인천지역노동자복지협의회로 추정) 의장 양아무개를 검거하기 위하여 송아무개를 망원으로 부식하고, 인노복 부위원장 서아무개를 수사하기 위하여 정아무개를 망원으로 부식하였다는 내용과
수사계획에
가. 망부식 활용
나. 사조직 동창관계 지연관계
다. 인노협 구성원에 대한 수사 라는 내용이 있어
망원 부식(이른바 프락치 공작)을 수사방법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운동가에게 가장 큰 공포를 주었던 공안기관의 프락치 공작은, 정의 구현에 앞장서야 할 공안기관이 오히려 공동체와 인간관계 파괴의 주범이었음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