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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명동성당에 모인 시민들의 마음 - 명동성당 농성 지지글 필사본
1987년 6월 명동성당 농성 당시, 성당 앞에는 민주화를 향한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하루라도 더 버틸 수 있도록 시위대를 위한 물품이나 성금을 모금하는 테이블이 마련되었다. 그리고 여기에 ‘시민의 벽’이라는 이름으로 시민 누구나 응원의 글을 적을 수 있는 종이가 크게 붙어 있었다.
“용기 없음을 자책하며 여러분의 행동을 지지합니다.”
“저는 부산에서 여러분을 ‘지지’하고 싶어 올라왔습니다. 여러분의 건강을 빕니다!”
“조국의 민주화를 위하여 투쟁하는 젊은이들에게 힘찬 성원을 보냅니다.”
“언니, 오빠들에게 보냅니다. (...) 보내는 물건은 단순한 동정심이 아닙니다. 꼭 보고 싶은 언니 오빠들 원하는 것이 이루어졌을 때 웃으며 보고 싶습니다.”
하루하루 빼곡히 채워지는 응원의 글들을 이대근 씨는 6월 13일과 14일 양일간 취재 노트에 옮겨 적었다. 아래는 당시를 회고한 기증자의 인터뷰 일부다.
"독재 타도, 민주화라는 시대정신이 시위대나 선도적인 운동가의 것만이 아니라, 보통 시민들, 특히 중고등학생들도 충분히 공유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보통 시민의 생각이 생생히 담겨 있는, 하나의 역사적 기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리고 그들의 소망이 너무 절실하게 담겨 있는 점이 감동적이어서 필사를 하게 되었다."
이 사료는 민주화를 위해 목숨 바친 열사, 운동가의 기록은 아니다. 그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며 함께 시대를 고민해 온 시민들의 의지가 담겨있는 기록이다.
이 사료를 통해 1987년 6·10민주항쟁은 수많은 시민들의 참여와 실천이 만들어낸 역사임을 확인할 수 있다.
[Reading Archives ① Records become history / Record No.00902878]
Records become history - Transcribed Messages from Citizens supporting the Sit-in Protests at Myeongdong Cathedral, Record No. 009028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