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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10일의 기록, 고 박정기 아버님 일기장

아버지의 20년 기록을 복원하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사료관은 박종철열사의 아버지 고 박정기 아버님 일기장을 복원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사)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가 보관하던 일기장에는 박종철 열사가 사망한 해인 1987년 12월 20일부터 2006년 8월 11일까지 20년의 기록 13권과 특별기록(자서전 1권)이 있다. 이 일기장은 유가협, 박종철기념사업회 등 민주화운동 활동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귀중한 사료이다. 사료관은 손글씨를 일반문서로 전환하는 음표기 작업을 통해 일기 내용을 문서화하였는데, 이 중 박정기 아버님이 박종철 열사의 1주기 때 부산대에서 진행한 추모제에서 말씀했던 추도사가 있어 소개한다.

부산대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1주기  추모제는 기일인 1월 14일에 가장 가까운 주말인 1988년 1월 17일 일요일에 열렸지만 이 추도사는 기일인 1월 14일 새벽 5시에 완성한 뒤 나중에 일기장에 옮겨 쓴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어머니 누나는 서울 형님 형수 집에 있고 아버지 혼자 한없는 감홰 톳보기(안경) 속으로 눈물을 딱고 딱겄으나 그대로 지면이 다 저젔구나. 잘가라. 잘 있그라. 철아"

추도사의 마지막 대목이다. 아들의 첫번째 기일, 밤을 새워 아들을 그리는 추도사를 썼을 아버님의 모습이 절절하게 다가온다.

※ 글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운 부분을 제외하고는 아버님이 쓴 원문을 최대한 반영했기 때문에 현재의 한글맞춤법이나 표준어규정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막내 제1주기를 기해 보내는 글

한겨울 날씨도 추운대 이처럼 많은 학생 민주시민, 그리고 민가협 여러분게서 참석하셔 주신대 대단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학교당국과 준비에 협력해주신 여러분게 다 같이 감사드립니다 고생 덜해 봤구나 하는 심정이였읍니다. 이 자리모인 많은 분 종철이 같은 자제를 둔 여러분 또 자가에서나 외지에서 학교에서 공부하고 노동현장에서 활동하는 여러분, 다 우리 함게 생각해봅이다. 이 시대는 학생들의 학내문제 노동자의 노동 조건들어 집중적 문제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가 야기되고 있는 것 않입니까.
아들아 막내야 너가 이 세상 올때 무얼 남겨놓코 갈려고 왔느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국교에서 고졸까지 받아 두었든 상장 내지 표장장을 아버지가 부질없이 새보니 64개였드라. 주먹구구로 계산해보니 다른데 줄 여가 없이 다 갔아 모아둔 것 같구나. 이것도 저것도 다 부질없는 소리 같구나. 
철아 하여든 아버지가 말하고저 한다. 역사는 차곡차곡 사이고 정리된다. 좋은 것, 못된 것, 잘한 일, 못한 일들이 사이고 사이고 있구나. 지금 아버지가 너무나도 원망스럽구나. 내 사랑하든 아들아 이 천지가 다 무너지는 순간들이 허르는 시간 비바람에 천둥이 치고 치드니 아버지 머리에 와닷는것 같다.
철아 차곡차곡 사이는 것은 역사이며 기록이자나. 그러니까 1986년 4월~7월 출소한 법정에서 진술한 말들을 어버이 누누가 기록은 없으나 너가 말 중 왜 내가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말을 강력하게 주장하였다. "근로 청소년 임금 노동대가 인상하고 광주학살은 전두환 왜 미국놈 6적들이 정권 탈치를 위해 꾸민 일들이라고 한 것이 죄 되나요", "이 자리는 광주 5.18 주력 5적들이 설 자리지 왜 내가 여기서 더러운 너이들 앞에서 재판을 밨아야 합니까" 라고 외치면서 원고 없는 논술을 터트리니 판,검사 안절부절 하는 것 아버지, 누나 똑똑히 봤다.(...) 기록이 있다면 종철이의 혼은 이 민족이 왜 민주화운동을 하여야 하며 사람 사는 세상이 돼야 한다고 왜처든 것인지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철아, 이제 세상도 많이 바끼여가그만 아직 너가 활동하든 형틀은 까마득하구나. 그러나 이제는 우리 국민이 자신이 선 것 같아(생긴 것) 같아 아버지 같은 사람이 온 국민이 온 세계가 아시다십이 민중이 민주화데여 사람 사는 새상이 데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니. 

지금도 차듸찬 간방에서 동지들이 무서운 용기로 투쟁을 하고 있구나 그리고 사람 사는 새상 만드러다오, 라고 왜치면서 죽어간 친구, 선배, 후배, 형들에게 이 아버지 말 전해다오. 모두들 걱정 말라고. 우리 아버지까지 민주운동 자신 있다고 하는대 걱정 말라고. 그 영혼들에게 열심이 달래다오. 너는 친구 사기는 데는 일가견 있짜아. 앞장서서 그런 일  잘하지 않은냐.


- 막내 제1주기를 기해 보내는 글 (1988년 1월 14일 05:00시 종철 부 박정기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