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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눈으로 본 민주화운동, 사실보고서

푸른눈의 '월요모임'

'월요모임'이 제작하고 배포했던 사실보고서(Fact Sheets) 생산목록을 살펴보면 작성자가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한국의 정보기관에 알려질 경우 신분노출의 위험이 있어 이름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기독교인들은 박정희 독재의 악행을 눈으로 보면서 불의를 묵인할 수 없었다. 선교사들은 더 이상 방관자로 남을 수 없음을 깨달았으며, 정의의 편에 서기로 했다. 그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개신교, 가톨릭 선교사들이 함께 모여 한국인 동료, 학생, 이웃들에게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소식을 공유하는 것이었다. 그 내용을 공유하는 날이 월요일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월요모임'이 형성되었다. 

사실보고서가 전한 소식들

'월요모임'은1973년에서 1981년 사이 교회와 다른 국제네트워크를 통해 전세계에 배포할 목적으로 사실보고서를 작성하였다. 한국 동료들에게서 알게된 것과 외부의 국제 정보통들로부터 들은 것을 함께 나누었으나 한국의 상황을 전달할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던 중 일본에서 활동하던 감리교 선교사 겸 기자로 한국에 관한 기사를 쓰던 짐 스텐츨이 사실보고서를 쓰자고 제안했다. 이것이 사실보고서의 시작이였다. 사실보고서가 전한 대표적인 소식들은 부활절연합예배사건, 5.18민주화운동과 같은 정치적 민주화운동과 한국 젊은이들에 대한 사형선고에 관한 것들이다. 그러나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본 관광객을 상대로 벌인 기생관광과 미군 상대 성매매 실태보고, 한미관계의 추이 등 인권과 외교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 전반을 다루었다.

사실보고서가 가지는 의미

사실보고서는 정보가 통제된 군사독재 시기의 정보를 생생하게 전달하였다. 박형규 목사의 구속 및 재판상황이 상세하게 기술된 'F.S #1. Repression Brings Response : The Case of Rev. Hyung Kyu Park'의 경우 전두환이 사실상 정권을 장악한 1980년 9월 박형규 목사가 체제전복을 이유로 구속 된 사건을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이 사건은 서울시 전역에 걸친 대규모 택지개발을 명목으로 주거지를 강제수용하면서 불거진 철거반대투쟁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록은 철거상황에서부터 재판진행 경과, 검사와 변호사의 발언까지 상세하게 기재되어있다. 문서 말미에는 정부의 박형규 목사 탄압이 '한국에서 언론의 자유가 억압당하고 있다는 걸' 잘 인식할 수 있게 만들었다며 정부탄압에 대한 본인들의 생각까지 남겨두었다.

이 사실보고서를 통해 '푸른눈의 민주화운동가'들이 한국의 상황을 얼마나 자세히 이해했는지, 어떤 생각을 가질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활동이 한국 민주화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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