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로고

광주학살 책임자 공판

5.18민중항쟁은 16년이 지나서야 법의 심판을 받고 당당하게 부활했다. 5.18재판은 또 내란과 반란, 광주학살의 원흉인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국가원수를 법정에 세움으로써 이 땅에도 법과 정의가 살아있고 불법과 폭력은 반드시 응징된다는 진리를 확인하는 쾌거였다.
96년 3월 11일 1심 1차공판을 시작으로 12월16일 항소심 선고공판까지 9개월동안 국민들의 초미의 관심 속에 진행된 재판은 1심에서 전두환 피고인에게 반란수괴죄 등을 적용해 사형을 선고케 하는 등 왜곡된 과거사를 청산할 수 있으며 국민들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가도 보여준 계기였다. 전, 노 두 전직대통령이 수의차림으로 나란히 법정에 서던 순간은 우리 국민모두에게 엄청난 흥분과 기대를 동시에 갖게 했다. 비록 16년의 세월이 흐른 뒤였지만 5.18이 일어나 동시대에 우리 손으로 역사의 반역자를 법정에 세울 수 있었다는, 특히 한시대동안 국가를 통치했던 최고 지도자였던 그들이 법의 심판을 받기 위해 동시에 법정에 섰다는 사실은 승리 그 자체였다. 국민들은 기대에 부풀었다. 그래서 국민들의 귀와 눈은 TV와 신문으로 쏠렸고 법정 밖은 방청열기로 뜨겁기만 했다. 특히 지난 16년 동안 `폭도'와 `일부 불순분자의 난동'이라는 누명아래 숨죽여 살아와야 했던 유족들과 관련피해자들에게는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다.
전직 대통령이 세 명이나 한꺼번에 법정에 서는 희대의 사건이었다. 그러나 항소심 선고공판은 쿠데타세력에 대한 응징으로 `역사 바로 세우기'를 기대했던 국민들에게 `너무 가벼운 역사적 단죄'라는 평가를 받았다. 선고공판을 방청했던 유족회원들은 선고 후 법원청사 앞에서 연좌농성까지 벌이며 `지나친 감형'을 비난하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면서 전.노 사면을 실시하여 또 다른 좌절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