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로고

사회정치적 비리

유신 시대의 특징 중 하나는 정경유착이 극도로 심화되어 있어 이로 인한 비리와 부정이 많았다는 점이다. 박정희 정권은 5.16 쿠데타 직후부터 재벌 중심의 성장일변도 경제정책을 추진하였다. 이들 대기업에게 온갖 특혜를 제공하고 그 과정에서 음성적 정치자금을 조성하는 등 서로 공생관계를 유지했다. 이는 결국 각종 대형 권력형 부정부패 사건의 근원이었으며,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아 마침내 IMF 사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74년에는 한 사기꾼에 의해 대형 시중은행이, 당시로서는 천문학적 액수인 74억여 원을 사기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른바 ‘박영복 금융사기사건’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은, 한국 최초의 금융사기사건으로 불린다. 그는 5년 동안의 선원생활 후에 무역회사를 설립하고 무역업 자격이 있는 회사를 인수하여 무려 18개의 회사를 소유하게 된다. 회사는 대부분 껍데기뿐인 회사들이었다. 그는 사채 시장에서 융통한 돈으로 은행에 신용을 쌓은 뒤 부동산권리증과 수출신용장을 위조하여 천문학적 액수를 사기칠 수 있었다. 실적에 눈이 먼 은행직원들은 한 사기꾼의 농간에 놀아날 수밖에 없었다.
1976년에는 코리아게이트 사건으로 미국 정계가 발칵 뒤집히는데, 이른바 박동선 사건이 그것이다. 당시 카터 행정부는 주한미군을 감축할 계획을 세우고, 군사원조도 삭감하기로 결정한다. 이에 불안을 느낀 박정희 정권은 재미 무역업자 박동선으로 하여금 미국 의회 의원들에게 접근하여 대한정책에 영향을 미치려고 시도하다 들통나 국제적 망신을 사게 된다.
이어 1977년에는 현대그룹의 계열사인 주식회사 한국도시개발이 무주택 사원용으로 압구정동에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기로 하였다. 원래 1512가구를 건설하여 952가구를 사원용으로 특별분양키로 했지만 실제로 사원에게 분양된 가구는 291가구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차관급 고위공무원과 전직 장관, 국회의원, 회사 임원과 그들의 친인척들이 나눠 특혜분양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서민들을 허탈하게 했으며, 정경유착의 고리가 얼마나 깊숙한지를 세상에 폭로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외에도 많은 정치적, 사회적 비리가 만연했던 게 유신시대의 우리 사회의 모습이었다.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격언을 생각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