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유가협)과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의 뿌리는 유신독재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주화운동과정에서 수많은 양심수들이 발생되었고 또한, 그 과정에서 분신, 할복, 투신, 의문사, 고문치사 등 다수의 희생자가 민족과 민중과 역사의 제단에 받쳐졌다. 스스로 또는 권력에 의해 사랑하는 자식, 남편, 형제들을 잃고 때론 차디찬 감옥에 있거나, 수배되는 슬픔과 분노를 딛고 유가족과 구속자, 수배자 가족들은 이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실천한 그들의 삶을 함께하기 위해 희생당한 유가족들은 유가협을, 구속자, 수배자 가족들은 민가협을 창립하였다.
유가협과 민가협은 민주화운동의 울타리로, 민주화를 위한 집회, 농성, 시위 현장의 선두에서서 싸워왔다. 시위도중 전투경찰에 끌려가는 학생들을 맨몸으로 구출하는 사람들이 바로 유가협, 민가협 어머니들이었다. 또한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한 사법부를 향해 질타와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 자식, 형제, 남편의 석방을 위해 애쓰다가 유가협, 민가협 회원들이 구속되기도 하였다. 특히, 민가협은 창립부터 지금까지 양심수 석방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양심수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널리 알린 것도 민가협 이었으며, ‘양심수’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석방에 인색했던 정부를 강하게 규탄하고 사회적 관심을 불러 일으킴으로써 양심수를 사회문제화 시켜냈다. 민가협은 경찰 국정원(안기부) 등 수사기관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 사건을 긴급히 조사하여 긴급구조 활동을 벌이거나, 인권침해를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했다. 특히 정기적 양심수 현황 조사는 “양심수는 없다”며 양심수 문제를 은폐시키려는 정권의 부도덕성을 질타하고 양심수의 실태를 정확히 조사하여 이를 통계화 시켜냄으로써 석방운동의 기초를 다졌다. 또한 민간단체라는 어려운 조건에서도 국가보안법과 관련한 갖가지 통계를 정리, 발표함으로써 정부로 하여금 국가보안법 실태를 정확히 공개토록 하는데 일조하였다. 해마다 구체적인 사례를 조사, 연구하여 발표한 국가보안법 실태보고서는 국가보안법에 의한 인권침해 실상을 널리 알리는데 기여해왔다. 우리사회의 인권개선과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유가족과 민가협의 어머니들의 투쟁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