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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TV 시청료 거부운동

공영방송인 KBS는 전두환 정권 하에서 공익성을 상실하고 정부의 지침만을 충실히 전달하는 관제언론으로 전락했다. 이른바 ‘땡전뉴스’를 만드는 등 전두환 군부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KBS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는 커져만 갔다. 이런 가운데 1980년대 초·중반에 농민들부터 시작하여 재야와 종교단체로 확산되어오던 TV 시청료납부 거부운동은 1986년 1월 20일 ‘KBS-TV 시청료 거부 기독교 범국민운동본부’(본부장 김지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장)가 발족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였다.

2월 14일 운동본부는 “KBS-TV를 보지 않습니다”라는 문구의 스티커 5만부와 홍보 유인물 1만부를 제작·배포하면서, “KBS-TV가 1985년의 2·12 국회의원 선거 보도의 경우에서처럼 여당인 민정당의 홍보·선전매체로 전락하여 대중의 정치의식 잠재우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규탄하였다. 시청료 거부운동에 대한 당시 국민들의 호응과 지지는 매우 높았다. 3월 25일에는 민추협에서 김대중, 김영삼 공동의장 명의로 ‘회직자(會職者)에게 드리는 서신’을 통해 “정권의 여론조작에 이용당하여 언론의 본질을 망각한 채 왜곡, 편파 보도를 일삼는 KBS, MBC TV를 규탄하며, TV시청료납부 거부운동이 범국민운동으로 확산되도록 하기 위하여 서신과 전화를 통한 캠페인의 전개”를 당부했다. 4월 8일에는 신민당 정무회의에서 ‘KBS 뉴스 안 보기’와 시청료 납부 거부운동을 국민운동으로 확산시키기로 결의했다.

이에 대해 전두환 정부는 시청료 거부운동을 정권 안보에 대한 불안 요인으로까지 인식하면서 ‘반체제적 공세’라고 규정하는 한편, 운동의 범국민적 지지를 의식하여 KBS 운영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것은 미봉책에 불과한 것이었고, 시청료 거부운동에 대한 김수환 추기경의 공개적 지지 발언 이후 이 운동은 더욱 확산되어 갔다. 5월 15일 김 추기경은 기독교방송과의 대담에서 “언론의 자유를 떼어놓고는 신앙의 자유를 비롯해 모든 다른 자유도 완전할 수 없다”며 “현 정부는 공영방송인 KBS와 MBC의 보도태도 때문에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7월 11일에는 운동본부 임원단을 중심으로 가두 홍보 캠페인까지 전개했다. 이러한 활동들의 결과 9월 29일 ‘시청료 거부 및 언론자유 공동대책위원회’ 결성이 결의되었다. 여기에는 기독교범국민운동본부와 민통련, 민주언론운동협의회,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 KBS 시청료폐지운동 여성단체연합 외에 신민당과 민추협까지 참여하였다. 이들은 “KBS는 공영방송임을 자처하며, 국민의 시청료와 방대한 독점적 광고료 수입으로 운영하면서도 계속하여 현정권의 하수인으로 왜곡, 편향보도를 일삼는 등 공정한 보도와 건강한 공영방송으로서의 회귀를 포기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시청료는 공정보도를 하고 그 대가로 받는다는 국민과의 계약이며 의무로서 KBS가 이를 지키지 아니할 때 시청료납부를 거부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정당한 국민적 권리”임을 확인하면서 시민불복종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했다. 이 운동은 국민들의 광범한 지지를 받았고 6월항쟁의 기반형성에 큰 역할을 했다.

주요출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 편, 『한국민주화운동사연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서중석 저,『한국현대사 60년』 김정남 저, 『진실 광장에 서다』

KBS TV 시청료 거부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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