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주메뉴 바로가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로고

윤석양 이병 양심선언 사건

군 복무 중 보안사에 파견돼 수사 협조를 해 오다 1990년 9월 23일 탈영한 윤석양 이병은 10월 4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탈영할 때 갖고 나온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기록을 공개했다.

국군 보안사가 군 관계 정보수집 및 군 수사업무 외에 김영삼 민자당 최고대표위원, 김대중 평민당 총재, 이기택 민주당 총재 등 여야 현직 의원 등과, 종교언론·문화·예술·노동·학원가 등 사회 전반에 걸쳐 1,300여 명의 민간인을 대상으로 정치사찰 및 동향파악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윤 이병은 이에 대한 증거물로 탈영 당시 보안사에서 지니고 나온 동향파악 대상자 색인표 1,300여 장, 개인신상카드, 개인별 동향파악 내용이 입력된 컴퓨터 디스켓 30여 장 등을 공개했다. 사찰 대상자의 개인신상카드에는 가족사항, 경력, 교우 및 배후 인물, 개인 특성 등 모두 9개 항목이 기록되어 있었고, 집의 담장 높이, 예상 도주로 및 은신처 등까지도 세밀히 파악되어 있었다. 그리고 주요 동향파악 대상자에게는 담당관 1명이 지정돼 매달 말 한 차례씩 대상자의 발언 내용, 접촉 인물 등을 담은 ‘문제인물 동향 관찰보고서’를 작성토록 하였다고 말했다. 외대 러시아과에 재학중이던 윤석양 이병은 학생운동을 하다 4학년 때 제적되었으며, 1990년 5월 입대 후 운동권 전력으로 말미암아 보안사 서빙고 분실로 연행되어 운동권 수사에 협조하던 중 민간인 사찰기록을 갖고 탈영했다.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이 현실로 드러나자 이를 규탄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10월 7일 오전 보안사의 집중 사찰을 받아 온 야당과 재야단체회원 등 70여 명은 을지로 2가 향린교회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성명을 통해 노태우 대통령이 불법사찰에 관련돼 있는지 여부가 밝혀져야 한다며, 관련이 있다면 즉시 대통령직을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월 8일 전대협은 “이번 사찰은 현 정권이 내각제 개헌을 하기 위해 벌인 사전정지작업”이라며 노태우 정권의 퇴진을 주장했다. 10월 13일 오후 서울 동작구 보라매 공원에서 ‘보안사 불법사찰 규탄과 군정 종식 국민대회’가 열렸다. 이날 대회장 연단 좌우에는 보안사 사찰 대상으로 알려진 정계, 재야, 학계 등 인사 100여 명이 흰 종이에 푸른색 매직펜으로 쓴 자신들의 사찰고유번호를 왼쪽 가슴에 붙이고 참석했다. 대학생과 국민연합, 민중당 등 재야단체 회원 및 시민 등 2만여 명은 보라매 공원 정문을 나와서 대방전철역까지 4차선 도로를 점거한 채 1시간 동안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이날 “해체 보안사”, “타도 노태우”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방동 로타리에 도착하여 저지하는 경찰과 맞섰다. 40개 중대 6,000여 명의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대학생 등 163명을 연행했다. 정국이 엄청난 회오리에 휩싸이자 국방장관과 보안사령관이 해임되고 보안사는 기무사로 개편됐다. 한편 윤석양은 1992년 9월 체포돼 군사법원에서 2년형을 선고받고 94년 11월 만기 출소했다.

주요출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 편, 『한국민주화운동사연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서중석 저,『한국현대사 60년』 강준만 저,『한국현대사 산책-1990년대 편 1권』

윤석양 이병 양심선언 사건

totop